닌니쿠 블로그

때는 13년 여름.. 남부 내일로 여행을 마치고 내일로 티켓이 하루분이 남아버려서 급조하게된 중앙선 폐선탐방


내일로 써 먹을 곳도 많은데 왜 폐선을 가냐.. 라고 태클걸 수도 있는데 필자가 마이너한 철덕이기도 하고 데세랄 유저로서 폐선의 흉흉(?)한 분위기는 한번쯤 찍어 보고 싶은 사진감이라 과감히 가보기로 함.




오늘의 코스는 동화역 - 간현역

실제로 폐선은 동화역부터 간현역를 거쳐 판대역 양동역까지 이어지지만

13년 6월부터 개장한 원주레일파크가 레일바이크로 간현역-판대역 구간을 사용중이므로 도보로 걸어가긴 무리일 듯 싶어(뭐 레일바이크가 항상 다니는 것도 아니고 빈 시간대를 잡아서 걸어가도 문제 없을 것 같긴 하다만 -_-;;) 동화역 - 간현역 코스만 탐방하는 것으로 하였다.


급조한 여행이기에 오후 느긋하게 출발, 출발점인 동화역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이거.. 해지기전에 갔다올 수 있으려나..


그렇게 무궁화호를 떠나 보내고..


뭔가 핀이 나간 동화역

역장님 외에 1분 더 근무중이신데 한 여름에 에어콘도 없고 매우 더워보이셨음


동화역 열차시간표

하루 6~7대로 한대 놓치면 매우 안습해지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일본서 이거보다 더한 로컬선 시간표를 경험한 뒤로는 이정도면 다닐만 하다는 것을 깨닳음 ^^

집에갈때 타고 갈 열차가 5시 45분 or 7시 30분

처음에는 막차를 타고 올라가려 했지만 한여름에 밖에서 무거운 카메라 들고댕기면서 3시간 넘게 버티는건 무리라 생각하여 5시 차를 타기로 합니다 ^^


동화 - 간현간 버스 시간표. 왜 사진을 이렇게 찍었을까.. 

버스도 놓치면 매우 안습


운영중인 철도를 막 건널수는 없는 노릇임으로 철도를 건너기 위해 옛 영동고속도로의 고가를 이용하여 건너 폐선이 시작하는 곳 까지갑니다.

도보로 약 10분정도 소요


지도의 노란점

고속도로로 올라가는 길 좌측에 최동립선생의 묘소가 있는데 검색을 해봐도 조선시대분 이라는 정보만 나올 뿐 묘소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


지도의 주황점

옛 영동고속도로

지금은 왠만한 국도보다 누추한 모습을 보이지만 옛날에는 이 길에도 차가 많이 다녔을꺼다.


고가 위에서 하행 동화역 방향으로 한컷

저 멀리 영동고속도로의 높은 고가도로가 보이고 그 앞으로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는 동화역

저 높은 고가를 보다가 사진을 찍고있는 이곳 옛 영동고속도로 고가랑 비교해보면 얫 고가가 참 애처롭다..

생각해보면 영동선 폐선 탐방 뿐만이 아니고 옛 영동고속도로 폐고속도로도 탐방한건가???


상행방향 사진

현재 영동선 우측으로 구 영동선의 자취가 보인다.


철로로 가는 도중에 발견한 녹슨 표지판의 문구

흠... -_-;;;


드디어 도착한 영동선 폐선의 출발점!

아까 사진을 찍었던 고가가 보인다.

잡초들과 검붉게 녹슬은 철도가 이제 더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음을 증명하는듯.


이제 본격적으로 폐선탐방을 시작하려는 순간 바로 반겨주는건 사진의 철교


하... 갑자기 건너려니 무섭네여

철교는 잔뜩 녹슬고 관리가 안되있고 아래는 강이 흐르는데 철교 높이가 좀 높아서 공포감 조성..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건너가봐야죠

처음에는 좌측의 철판으로 걸어가려 했는데 덜컹덜컹 거리며 매우 불안한 소리를 내여 주시길래 그나마 안전해 보이는 침목으로 건너갑니다.

는 침목도 이끼를 먹고 삭아서 부셔져 가다보니 매우 불안하긴 마찬가지


후... 어찌 건너왔습니다. 겨우 몇십미터 왔다고 벌써 힘드네..

철교를 건너면 바로 터널입니다.

작동터널

마침 역광위치였던 해가 산에 가리고 광량이나 구도가 딱 제가 원하는 상태길래 정성들여 한방 찍어봤음


이게 제대로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될 줄은...


역시 터널은 누수가 진행중

분위기는 어둑어둑하고 지나가는데 뒷덜미에 물이 막 떨어지는데 한여름에 드는 싸늘한 느낌이 어휴..


터널탈출!

허.. 분명 철길은 있는데 잡초때문에 보이지도 않음

이사진 찍고있는데 갑자기 우측에서 왠 노루한마리가 풀쩍 뛰어옴;;

나도 놀라고 노루도 놀람

폐선 주변의 자연 퀄리티 KIA..


말 안했는데 이때 필자 복장이 반팔 반바지였다는..

다른분들이 폐선 탐방한 사진들을 봤을 땐 잡초가 별로 없어서(겨울사진이였다..) 날도 더운데 무슨 긴바지여 반바지로 ㄱㄱ 했는데

한여름의 식물의 성장을 깔보는 것이 아니였다.. 이걸 어찌 지나감..

그냥 무시하면서 들어가보긴 했다만.. 겨우 몇백미터 왔을 뿐인데 잡초에 다리 긁히고 피가 나더니 부풀어 오르고 간지럽기 시작

몇킬로미터를 더 걸어가야하는데 이상태로 진행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 바로 동화역으로 돌아왔습니다 ㅠㅠ..


키만한 잡초들...

한여름의 잡초는 무서운 거시였다.


할 수 없이 파란색 차도를 따라 탐방을 계속해 봅니다.


아까 포기했던 작동터널건너까지 왔습니다.

저멀리 터널이 보이고 옆에 철로도 보이는데

이 사이에도 잡초 천지라 건너 갈 수가 없엉..


청량리 기점 97.6km...


잡초에 배여 쓰라린 다리를 이끌며 차도를 따라가며 계속해서 폐선의 자취를 담아보..

려니 시간을 보니 5시 열차 시간이 다되가는군요.

이대로 가다간 열차를 놓치고 막차를 기다릴 기세

사진 다 때려치고 동화역으로 뛰어갑니다.


는 도착하니 눈앞에서 무궁화호는 떠나가고

다리와 멘탈은 엉망진창

막차가 오는 7시까지 기다렸다가 타고 올라갈 기력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남은시간은 원주시내로 들어가서 저녁이나 먹기로 결정하고 폐선탐방은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끝냅니다..


혹시라도 폐선탐사 하실 분 있으시면 가을 겨울에 가시길 ^^ 저처럼 잡초 때문에 고통받지 마시고..

참고로 원주레일바이크가 간현 - 판대구간 외로 더 연장해서 동화 - 양동 구간을 사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사용한다고 빠른 기일 안에 폐선을 재정비 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간현 - 판대 구간처럼 재정비가 이루어 져서 폐선의 모습을 잃을 수도 있으니

폐선을 한번 가보고싶다! 하시는 분은 서둘러 찾아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둥..


Posted by 닌니쿠